문) 갑은 주거용 가옥을 임차하면서 계약 체결 당시 자신이 마치 친구인 을인 것처럼 행세하였고, 을의 이름으로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계약을 체결한 후에 갑은 위 집에 거주하면서 월세를 지급하지 않았고, 이에 임대인은 임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하려고 합니다. 누구를 상대로 하여야 하는가요?

답) 계약에서 우선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 계약 당사자의 확정입니다. 계약 명의가 1차적인 기준이 되겠지만, 반드시 명의자가 당사자가 되는 것은 아니고, 계약당시 당사자들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합니다.

사안에서 비록 갑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신의 이름이 아닌 을의 이름을 사용하였으나, 계약 상대방인 임대인은 그 명의와 상관없이 갑에게 집을 임대한 것이고, 갑 또한 자신이 거주할 목적으로 임차한 것이므로, 위 계약의 당사자는 임대인과 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차임을 지급할 의무는 임차인인 갑에게 있으므로, 임대인은 갑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야 합니다.

이와 유사한 사안에서 우리 대법원은 “갑”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임차인 명의를 “을”명의로 하기는 하였으나 “갑”의 이름이 “을”인 것 같이 행세하여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피고는 “갑”과 “을”이 동일인인 것으로 알고 계약을 맺게 되었다면 설사“갑”이 “을”을 위하여 하는 의사로서 위 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위 계약의 효력은 “을”에게 미치지 않는다(대법원 1974.6.11. 선고 74다165 판결)고 판시하였습니다.

/변호사 양승현 법률사무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