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갑’은 2012. 3. 12. 오후 9시경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앞에서 친구와 술을 마신 후, 귀가하다가 자신의 차량이 아파트 단지의 건물과 건물 사이의 "ㄷ"자 공간 안에 주차구획선으로 구획된 주차구역 안에 자신의 차량이 삐닥하게 주차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바로 주차시키기 위해 주차구획선 안의 통로부분으로 전진하여 후진하는 등 차량을 운전하여 다시 주차구역의 정중앙에 차량을 주차시켰습니다.

그런데, 마침 아파트를 순찰하던 경찰이 ‘갑’이 운전하는 것을 목격하고, 음주측정을 하였는데, 혈중알콜농도가 0.1%인 것을 확인하고, ‘갑’을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으로 입건하여 조사를 하였습니다.

‘갑’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장소는 주차구획선이 표시되어 있고 그 사이로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통로인데, 위 통로의 동쪽은 아파트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어 외부와 차단된 곳이고 위 통로의 서쪽만이 위 아파트 단지의 정문과 후문으로 연결된 통행로로 이어져 후문으로 바로 연결되어 있는데, 정문과 후문은 위 아파트의 중앙을 관통하는 통행로로 연결되어 있고, 위 아파트 관리소에서는 위 아파트의 정문 및 후문의 출입구에 차량을 통제하는 시설물이나 경비원이 없는 관계로 평소 단지 내로 출입하는 차량을 통제하고 있지는 않고 있으며, 위 아파트 단지 안에는 상가 3개동이 있고, 후문 밖 맞은편에도 상가와 시청, 보건소가 위치해 있어 위 각 상가 등을 이용하는 외부 사람들이 위 아파트 단지의 정문과 후문으로 연결된 통행로를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갑’은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의 죄책을 질까요?

답=결론적으로, ‘갑’에게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의 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1) 도로교통법은 ‘도로’에서 일어나는 것을 규율 대상으로 하는데, 도로라 함은 ① 도로법에 의한 도로나 ② 유료도로법에 의한 유료도로, 또는 ③ 그 밖에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의 통행을 위하여 공개된 장소로서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장소를 말합니다(도로교통법 제2조 제1호).

(2) 위 사안에서 ‘갑’에게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의 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는 ‘갑’이 운전한 "ㄷ"자 공간 안의 주차구획선안의 통로부분이 도로교통법상의 ‘도로’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것입니다.

(3) 그런데, 아파트단지 내 건물 사이의 통로 한 쪽에 주차구획선을 그어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주차구역을 만들었다면 이는 주차장법 및 구 주택건설촉진법(2003. 5. 29. 법률 제6916호 주택법으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등의 관계 규정에 의하여 설치된 아파트부설주차장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이 형태적으로 폐쇄된 아파트부설주차장이 차단시설이나 경비원에 의하여 물리적으로 통제되지 아니하고 일부 외부인이 무단주차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주차구역의 통로 부분은 그 곳에 차량을 주차하기 위한 통로에 불과할 뿐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나 차량의 통행로로 사용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이를 도로교통법 제2조 제1호 소정의 일반교통에 사용되는 도로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입니다(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4도6779 판결).

/최진복 법률사무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