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 헐리우드 액션영화인 ‘X’에 대한 국내 독점 판권을 소유하고 있는 ‘갑’은 주식회사 ‘을’과 영화에 관한 국내배급대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을’은 ‘갑’을 대행하여 영화의 상영계약을 체결하되, 영화의 흥행의 결과에 따른 수익과 손실에 대하여는 ‘갑’이 최종적으로 부담하고, ‘을’은 극장과의 약정에 따라 수령한 정산금 중 ‘갑’과의 약정에 따라 일정한 수수료만을 받기로 약정하고, ‘을’은 ‘갑’에게 약정내용의 담보로 선급금 금 3억원을 지급하였습니다.

그런데, ‘을’은 배급대행계약의 이행으로 극장운영자인 ‘병’과의 사이에 영화상영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에 기하여 ‘병’에 대하여 가지게 된 부금채권(영화를 상영한 극장이 그 상영의 대가로 그가 얻은 입장료 수입의 일정 비율을 배급대행사에 지급하기로 약정한 돈)을 자신의 채권자인 ‘정’에게 채권의 담보로 양도하였습니다.

그런데, ‘을’이 자신의 채권자인 ‘정’에게 채권에 대한 담보조로 극장운영자인 ‘병’에 대한 부금채권을 양도한 것이 ‘갑’에 대하여 효력이 있을까요?

답 = 결론적으로, ‘을’의 채권양도는 ‘갑’에 대하여 효력이 없습니다.

(1) 위탁매매란 자기의 명의로 타인의 계산에 의하여 물품을 매수 또는 매도하고 보수를 받는 것으로서, 명의와 계산의 분리를 본질로 합니다. 자기 명의로써, 그러나 타인의 계산으로 매매 아닌 행위를 영업으로 하는 이른바 준위탁매매(상법 제113조)에 있어서도 위탁매매와 같이 취급됩니다.

(2) 위 사안에서, 배급대행계약서의 내용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을’ 회사는 위 배급대행계약에 따라 ‘갑’의 계산에 의해 자신의 명의로 각 극장들과 영화상영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을’ 회사는 ‘갑’에 대하여 준위탁매매인의 지위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3) 그런데, 상법 제103조, 제113조는 위탁매매 또는 준위탁매매에서 위탁매매인이 위탁매매로 인하여 취득한 물건, 유가증권 또는 채권은 위탁자와 위탁매매인 또는 위탁매매인의 채권자 사이의 관계에서는 이를 위탁자의 채권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 규정은 위탁매매인의 배후에 있는 경제적 주체로서의 위탁자를 보호하기 위한 특별 규정입니다.

(4) 위 상법규정에 따라, 위 사안에서 위탁자인 ‘갑’은 준위탁매매인인 ‘을’ 회사 및 ‘을’ 회사의 채권자인 ‘정’ 사이에 있어서는, 준위탁매매로 인하여 ‘병’에 대하여 취득한 부금채권의 채권자는 준위탁매매인인 ‘을’ 회사가 아니라 위탁자인 ‘갑’이 채권자가 됩니다.

(5) 따라서, 준위탁매매인인 ‘을’이 자신의 채권자인 ‘정’에 대하여 준위탁매매로 인하여 발생한 부금채권을 양도한 행위는 위탁자인 ‘갑’과의 관계에서는 위탁자에 속하는 채권을 무권리자로서 양도한 것이고, 따라서 그 채권양도는 무권리자의 처분에 해당하여 위탁자인 ‘갑’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습니다(대법원?2011.7.14.?선고?2011다31645?판결).

/최진복 법률사무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