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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시 -문상재 시인-

기축년을 보내고 경인년을 맞으며

2010년 01월 04일 (월) 14:35:48

편집부

9319951@hanmail.net


시인 문 상 재

차령의 혈맥 성주산 능선으로
새벽안개를 뚫고 여명을 깨우는
저 붉은 태양을 보라

하늘이 열리는 태초로부터
그치지 않고 흐르는 세월의 강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한 해가 다가오는
반추의 물결에 숱한 언어의 낱말들이
편린처럼 떠가며 사라져 감을 보고 있다

사랑과 평화, 싸움과 전쟁
원망과 불평이 난무하는 이 땅에도
꽃을 피우는 사계가 있음이여
보내는 기축년의 뒷모습에서
나의 자화상을 본다.

한 해 동안 무엇을 위하여 살아 왔는가.
반성과 눈물 없던 시간 위에 겸손의 무릎을 꿇자
또 한 해 경인년의 문고릴 당기며
경건의 옷깃을 여민다

오늘도 소리 없이 흐르는 세월의 강
잎이 진 키 큰 미루나무가 바람에
언 하늘을 쓸고 있는 한낮
강물은 깊이를 알 수 없는 가슴으로 하늘을 안고
무언의 약속처럼 세월을 흐르고 있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희망의 아침은 찬란히 밝아 오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