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갑은 1997. 1. 1. 변제기를 1년 후로 하여 을에게 당시 1억 원을 빌려주었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 당시 을은 사업이 부도가 나기 직전이었고, 그럼에도 이 사실을 숨긴 채 갑을 기망하여 돈을 빌린 것이었습니다.

이에 갑은 을을 상대로 2000. 5. 1. 사기죄로 형사 고소하였고, 을은 처벌을 받았습니다. 2009년경 갑은 어느 날 을이 재기에 성공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갑은 을을 상대로 1억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답) 개인 간의 금전 대여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10년입니다. 따라서, 채권자는 채무자를 상대로 10년 안에 돈을 받아야 합니다. 또한 꼭 돈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그 기간 안에 재판상 대여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거나, 가압류 등의 절차를 밟아야 소멸시효의 진행을 중단시킬 수 있습니다.

일단, 소멸시효가 중단 되면 그 시점을 기준으로 다시 10년이 진행하게 됩니다. 위 중단 사유는 재판상 청구를 의미하는 것이고, 단순히 구두 혹은 내용증명 등으로 지급을 청구하는 것은 아무런 효력이 없습니다. 단, 위 청구 후 6개월 내에 재판상 청구를 하면 청구 시점이 소급하는 이익은 있습니다.

이 사안의 쟁점은 일단 위 채권은 변제기로부터 10년이 경과하였으므로, 과연 위 형사 고소를 시효 중단 사유로 볼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우리 대법원은 “형사소송은 피고인에 대한 국가형벌권의 행사를 그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가 형사소송에서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에서 정한 배상명령을 신청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단지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고소하거나 그 고소에 기하여 형사재판이 개시되어도 이를 가지고 소멸시효의 중단사유인 재판상의 청구로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9. 3. 12. 선고 98다18124 판결).

따라서, 을이 소멸시효의 주장을 하게 되면 갑은 위 돈을 받을 수 없습니다.

/양승현법률사무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