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겨울방학 기간입니다. 가족들이 함께 할 시간이 많아지고, 그동안 가족 각자의 바쁜 스케줄 때문에, 특히 아이들의 학업 일과 때문에 미루어 두었던 일들을 실행할 수 있는 좋은 시기입니다.

그런데, 올 겨울은 예년보다 유난히 추워서 가족여행이나 야외 활동을 하기가 꺼려집니다. 그런 연유로 자녀들과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 자녀들과 시간을 보낼 때, 어떻게 보내시는지요?
같이 TV를 보다가, 갑자기 공부하라고 잔소리 하시지는 않는지요? 자녀들이 응석부리면 온종일 컴퓨터 게임을 하도록 허락하시는지요? 방학이라도 좀 쉬라며, 늦잠을 자게 놔두거나 낮잠을 많이 자는 것에 대해 방치하시는지요?

이전의 기고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휴식도 계획적이어야만 보람되고 즐겁게 보낼 수 있습니다.
자라나는 우리의 아이들은 어떻게 쉬는 건지 휴식의 방법부터 알려줘야 합니다.

가장 좋은 휴식은 독서를 하며 여가시간을 활용하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독서량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깜짝 놀랄 만큼 부족합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 당 독서량은 만화와 잡지를 포함해 월 0.9권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나마 이 중 잡지나 만화를 제외하면 독서량은 연 3권 미만 수준으로 떨어지고, 일일 평균 독서 시간은 8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에 반해 일일 평균 TV시청시간은 3시간 5분이고, 어린이들의 경우는 5시간을 넘는다 하니 실로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책에는 작가의 생각, 가치관 등이 배여 있습니다. 작가나 독자가 의식하건, 의식하지 않건 글을 통해서 생각을 주고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책을 읽었다는 건 많은 사람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독서량이 풍부한 사람의 경우, 그 어휘력이나 상상력 등이 매우 폭넓습니다.

그만큼 많은 형태의 삶과 말, 세상을 바라본 것이지요. 그에 비해서 독서량이 적은 사람의 경우, 말을 하는데 있어서 '아, 이 사람은 그다지 책을 읽어보지 못 했구나'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일상적인 대화에서야 상관이 없겠지만 약간이라도 깊이 있는 대화에 있어서는 그 밑바닥을 바로 드러내게 됩니다.

또, 상상력 역시 풍부하지 못 해서 사물을 여러 각도로 바라보지 못 합니다. 창의력이 없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책을 계속해서 보지 않았을 경우, 그것은 교육을 그다지 받지 못한 사람과 다를 게 없습니다. 기초적인 생활에 대한 것만이 머리에 있을 뿐, 더 고차원적인 생각에 대해서는 해낼 수가 없게 됩니다.

‘해리포터’시리즈를 영화로만 본 친구들은 정말 재미있고 환상적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영화보다 먼저 책으로 본 아이들은 영화를 보고서 시시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생각했던 주인공의 모습이 아니고, 자신이 생각했던 배경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글자가 아닌 구체적이고 시각적인 장면이 우리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제한하기 때문입니다.

책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우리에게 창의성을 주고, 감성의 풍요로움을 더해주고, 지식의 깊이를 더해주는 훌륭한 스승입니다. 책 안에는 작가의 생각이 들어 있습니다. 작가가 보았던 풍경, 인물, 꿈, 이상향, 가치관 등이 들어 있습니다. 그것이 독자에게 전해지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며 진화됩니다. 책이야말로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뛰어난 보물 중 하나인 것입니다.

추운 겨울 동안 실내에서 자녀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함께 독서를 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과를 준비하고, 은은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차분한 모습으로 함께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생각해 보세요.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우아하고 기품 있는 장면이 그려지지 않습니까?

/청담학원 최재성 원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