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하던 ‘영ㆍ유아 필수 예방접종’ 지원 사업이 국회의 예산 전액삭감으로 무산된 가운데 ‘예산없는 말뿐인 저출산 대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2월 8일 국회는 4대강 사업비 등 2011년도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여ㆍ야간 극심한 갈등과 대치 끝에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돼 온 ‘영ㆍ유아 필수 예방접종’지원 사업 관련 증액 예산 338억4천만원이 전액 삭감됐다.

영ㆍ유아 필수예방접종은 B형간염, 결핵,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폴리오, 홍역, 유행성이하선염, 풍진, 일본뇌염, 수두 등이다.

특히 이번 예산은 접근성과 맞벌이 부부 이용의 취약성 등이 문제로 제기된 기존 보건소 무료 접종의 허점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큰 기대를 걸었던 만큼 국민들의 허탈감은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현행 일반병원 접종 시 본인부담액 1만5,000원(국가지원액 백신 8,000원 제외)→(변경안)본인부담액 1/3수준(5,000원)으로 경감

이러한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 토론방을 통해 “누구나 보건소에 가면 무료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으며, 병원에서도 백신비 8,000원은 면제받고 회당 1만5,000원만 부담하면 되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민간병원 55%, 보건소 45%인 접종 이용률을 보더라도 서민 45%에게는 실질적으로 무료 접종되고 있는 셈”이라고 해명자료 발표했다.

또한 한나라당은 보건소 무료접종은 유지되고 있으며 신생아 감소로 인한 예산 감축이라고 해명했다.

이러한 정부ㆍ국회의 저출산 대책에 대해 모 병원 전문의는“저출산으로 국가가 비상사태라는데 정작 아이 키우는데 드는 비용은 국가가 책임질 수 없다니 놀랍다”면서, “다리 하나 세울 돈이면 모든 아이에게 필수예방접종을 무료로 맞힐 수 있고, 다리 몇개 지을돈이면 선택접종도 무료로 실시할수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대한소아과협회 이환종 감염이사는 “예산 삭감이 신생아수 감소 때문이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소외계층을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에서 반드시 필수 예방접종 지원사업은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전국 250여개에 불과한 보건소로는 예방접종을 실시하기가 어렵다”며, 보건소 증설 또는 민간의료기관 지원 필요성 강조했다.

/이종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