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대입의 관문인 수능 시험이 끝났습니다. 그동안 수능시험을 위하여 불철주야 노력한 학생들과 뒷바라지에 애쓰신 학부모님들께 수고의 말씀을 전합니다.

올해 수능은 예년에 비해 난이도가 상향되어, 고난도·신유형 문제가 많았던 수리 가형의 1등급 커트라인은 78~80점으로 작년(89점)보다 9~11점이나 떨어지고 언어 영역은 2~4점, 외국어 영역도 1~3점 정도 각각 하락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어떤 대학에 진학해야 할지 눈치 경쟁도 심화될 것이라고 하니 학부모님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수능 시험 후, 많은 수험생들이 교육당국에서 EBS와의 연계율을 70%선으로 하여 수능문제를 출제한다는 말에 따라 EBS교재만 공부했는데 정작 EBS교재의 문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원망스러운 마음을 인터넷 게시판에 적어 놓은 걸 보았습니다.

이 논란과 관련하여,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한국교육방송공사(EBS)는 수능에서 EBS 연계율이 70% 이상이었고, 교재에 나온 문제를 그대로 내지 않았지만 EBS 교재 및 강의 내용을 충실히 이해하면 풀 수 있도록 출제하였다고 답변하더군요.

수험생들은 이 답변에 대해 불만이 많겠지만, 사실 틀리지도 않은 이야기입니다.
70만 수험생들이 풀 문제가 정형화 되어 있다면 변별력이 없어, 추가의 시험제도가 생겨날 것이고, 이는 수험생과 학부모님의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변형되어 응용되고 심화되는 건 당연합니다.

같은 유형의 문제이지만, 조금만 변형되어도 정답을 못 쓴다는 것이 현 우리 교육의 문제입니다. 주입식, 암기식으로만 공부해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수험생들이 수능을 대비하여 공부하는 동안에 창의성을 발휘할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 이제는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고, 답할 수 있는 교육 여건을 제시해야 합니다. ‘정답은 몇 번’이라는 교육에서 ‘이런 이유로 결과가 이렇게 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논술시험이 그 대안으로 제시되어 실시되지만, 지나친 경쟁체제에서 최대한 빨리 성과를 얻기 위해서 교육하다 보니 논술 또한 정형화됩니다. 유전자를 복제한 클론도 아닌데 그 많은 학생들의 논술 답안이 거의 비슷합니다.

‘우선 당장은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한국 사회에서 기죽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이 이 문제의 근본 원인입니다.

참 이상한 우리 사회의 학력에 대한 인식은 대학보다 상위인 대학원을 어디서 나왔는지 보다 어떤 대학을 나왔는지가 어떤 사람의 우수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는 겁니다. 훌륭한 대학원을 수료하여 박사가 되었어도, 대학을 지방에서 나왔으면 무시당하는 이상한 기준이 사회적으로 팽배합니다.

‘들어만 가고 보자. 인생이 탄탄대로가 된다.’인식 때문일까요? IVY League에 가장 많이 진학하는 한국 학생들의 중도 탈락율이 44%로 여러 민족 중에 가장 높다는 결과는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졸업해도 문제입니다. 그렇게 영어도 잘하고 똑똑하면 미국에서 성공을 해야 하는 데, 다시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는 대부분 서울의 대형학원에서 영어 강사를 합니다.

포츈지 선정 500대 기업의 간부 비율이 한국인 0.3%, 유태인 41.5%, 인도인 10%, 중국인 5%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그 이유가 다른 민족에 비해 우리 한국인이 인성과 창의성이 부족해서라고 합니다. 말콤 글래드웰은 어떤 분야에서든지 10,000시간(3시간씩 10년 혹은 10시간씩 3년)을 연습하게 되면 성공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올바른 대답보다는 올바른 질문을 할 수 있는 창의성 있는 아이를 만들어야 합니다. 바른 인성으로 자기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아이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교육의 과제입니다.

/청담학원 최재성 원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