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두고 계신 부모님과 교육에 종사하시는 분들께서는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계십니다.

마찬가지로 저도 늘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런 고민 속에서 불현듯 생각한 바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를 기억하시는지요?

다들 아시겠지만, 맹모삼천지교란 전국시대(戰國時代) 유학자의 중심 인물로서 성인 공자(孔子)에 버금가던 맹자(孟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한 가르침이라는 뜻으로, 교육에는 주위 환경이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 유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맹자(孟子)는 어렸을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손에 자랐습니다. 맹자(孟子)의 어머니는 당초 묘지 근처에 살았는데 어린 맹자(孟子)가 묘지 파는 흉내만 내며 노는 모습을 보고 교육상 좋지 않다고 생각하여 시장 근처로 이사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물건을 팔고 사는 장사꾼 흉내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이곳 역시 안 되겠다고 생각한 맹자(孟子)의 어머니는 서당 근처로 이사하였습니다. 그러자 맹자(孟子)는 제구를 늘어놓고 제사 지내는 흉내를 냈습니다. 서당에서는 유교에서 가장 중히 여기는 예절을 가르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맹자(孟子)의 어머니는 이런 곳이야말로 자식을 기르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라며 기뻐했다고 합니다.

이 글에서의 가르침대로 교육에 있어서 환경은 무척 중요합니다. 간혹 학부모님들 중 자녀 혼자 공부하는 법을 가르치시겠다며 가정에 홀로 남겨 두었다가 성적이 떨어져 상담을 오시는 분이 계십니다. 공부할 환경이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역효과가 난 경우입니다.

특히, 교육환경에서 더 중요한 요소는 인적 환경입니다. 주변에 공부하는 사람이 있을 때 더욱 학업에 집중할 수 있다는 사실은 위의 맹모삼천지교의 유래에서도 드러나 있습니다. 일례로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고시생들은 대부분 서울의 유명한 고시원에서 함께 모여 공부합니다.

제가 들은 바로는 공부시간에 책장만 큰 소리로 넘겨도 퇴출된다고 할 정도로 학습 분위기가 엄하다 합니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러 산속의 조용한 암자를 택한 고시생 중에서 고시에 합격하는 사람보다 스님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우스갯소리를 들어보셨습니까?

제가 아는 분 중에 실제로 그런 경우가 있어 저는 웃지 못합니다. 물론 종교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니 다소 거슬리는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처럼 교육에 있어서 인적환경은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맹모삼천지교에서 배워야 할 또 하나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맹모삼천지교의 유래를 어느 곳에서 검색하고 찾아봐도, 어린 맹자가 묘지를 파는 흉내를 내고 장사하는 흉내를 낼 때,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를 혼내는 모습을 전하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물론 혼냈는데, 이야기에 싣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전해져 오는 이야기가 없다는 건 자녀 교육 시에 직접적인 제재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제재하기 전에 어른들이 먼저 솔선수범하고, 한없이 베푸는 부모의 마음으로 먼저 바람직한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최상의 교육 여건을 제공하여, 자연스럽게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우리 어른들이 이루어내야 할 교육의 의무입니다.

/청담학원 최재성 원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