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되는 아이’라는 말씀을 한번쯤은 들어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현재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다소 뒤처지고 느리더라도 점차 발전하여 후에 크게 성장하는 아이들은 ‘늦되는 아이’라고 합니다.

‘늦되는 아이’의 가장 큰 특성은 과정 지향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스스로 한 단계 한 단계씩 터득해 나가고, 결코 결과에 낙담하거나 자만하지 않습니다. 다만, 현재 내가 해나가고 있다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며, 항상 묵묵히 주어진 일들을 수행해 나갑니다.

이에 비해 결과를 중시하는 아이들은 한 번의 시험결과에 일희일비합니다. 성적이나 어떤 결과가 본인이 바랐던 것만큼 산출되지 않으면 쉽게 낙담하고 하던 일을 포기하는 수순을 밟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 결과만을 중시하면 그 결과에 다다르는 길을 지름길로만 선택하게 됩니다. 과정이 소홀하면 기반이 약해지고, 상급학교 진학 시 현재의 성적을 유지하는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실력이 부족해진다는 말씀입니다.

예를 들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올해 들어 보령시 관내의 대부분의 학교가 예년에는 없었던 주관식 문제들을 시험에 출제하였습니다. 그것도 적어도 30%에서 최대 50%까지 많은 비중으로 출제되었습니다. 학생들의 전체적인 성적이 예년에 비해 크게 하락하였습니다.

특히 상위권 학생들조차도 전교 1, 2등을 다투는 최상위권 학생을 제외하고는 평균점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였습니다. 객관식 문제만 있었던 예년의 경우 정확히 답을 알지 못해도 다른 방법으로 정답에 다다를 수 있었지만, 주관식 문제에서는 정확히 알고 있어야만 정답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습 과정이 정통적이고 주어진 절차를 걸쳐야만 학업의 결과를 원하는 만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과정 지향적인 학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절차는 필기입니다. 정보사회로 진입하면서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계가 우리의 필수품이 되어 버린 탓에, 학생들의 필기량이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평상시 필기 연습을 않는 까닭에 주관식 문제에 대처를 하지 못합니다. 객관식 문제라면 정답을 맞힐 수 있는 데, 주관식 문제여서 틀리게 되는 결과가 발생합니다.

필기를 하면서 공부하는 데는 그렇게 하지 않을 때 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필기습관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세 달여 정도를 필기하면서 공부하도록 잘 지도한다면 버릇처럼 몸에 배이게 됩니다. 그 후로 실력과 성적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들에게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도록 지도하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결과가 좋지 않을 때, 과정 지향적 학습 습관을 가진 친구들은 낙담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계속 공부합니다.

공부나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습니다. 그래서 과정 지향적인 친구들이 성장하면서 더욱 성적이 좋아지고, 계속 발전해 나가는 ‘늦되는 아이’가 되는 가 봅니다.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자녀의 시험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열심히 공부한 점을 칭찬해 주세요. 좋은 성적을 얻었더라도 그리 열심이지 않았다면, 오히려 따끔하게 혼내 주세요.

부모님께서 한 번의 성적 결과에 일희일비하신다면, 자녀가 결코 과정 지향적으로 되지 않습니다. 실력이 올라가야 성적이 오릅니다.

다시 말하면, 좋은 성적 결과를 내는 데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꾸준히 기다려 주시고, 자녀들을 믿어 주세요.

/청담학원 최 재 성 원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