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 최 진 복

‘갑’은 1996년 이전부터 김해시 소재의 목장용지에서 한우를 사육하는 농장을 운영하였습니다.

그런데,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부산신항만 배후철도를 건설하여, 2010. 11.경부터 1일 24회 정도 열차를 운행하였는데, 농장과 철로 사이의 직선거리는 62.5m였습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철로의 건설과 관리를 맡았고, 한국철도공사는 열차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10. 11. 이후 이 사건 농장에서 사육 중인 한우들에 유·사산, 성장지연, 수태율 저하 등의 피해가 발생하여, ‘갑’은 2012. 10. 5.부터 한우를 모두 처분하고 이 사건 농장을 휴업하였습니다.

이 사건 철로에서 열차를 시험 운행하던 2010. 11. 3. 이 사건 농장에서 열차 통행으로 인한 소음·진동을 측정한 결과 최대소음도가 78dB(A), 5분 등가소음도가 67dB(A)이었고, 최대진동도는 39.5~67.2dB(V)이었습니다.

이때,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한국철도공사는 ‘갑’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할까요?

결론적으로,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한국철도공사는 ‘갑’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합니다.

(1) 환경정책기본법 제44조 제1항은 “환경오염 또는 환경훼손으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 환경오염 또는 환경훼손의 원인자가 그 피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사업장 등에서 발생되는 환경오염으로 피해가 발생한 때에는 그 사업자나 원인자는 환경정책기본법의 위 규정에 따라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피해를 배상하여야 합니다.

이때 환경오염에는 소음·진동으로 사람의 건강이나 재산, 환경에 피해를 주는 것도 포함되므로 피해자의 손해에 대하여 사업자나 원인자는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습니다. (2) 한편 철도를 설치하고 보존·관리하는 자는 그 설치 또는 보존·관리의 하자로 인하여 피해가 발생한 경우 민법 제758조 제1항에 따라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습니다.

공작물의 하자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경우는, 그 공작물을 본래의 목적 등으로 이용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한도를 초과하여 제3자에게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참아내야 할 정도를 넘는 피해를 입히는 경우까지 포함됩니다.

(3) 위 사례에서, 이 사건 철로에서 열차가 운행된 2010. 11.경부터 열차의 운행으로 생긴 소음·진동이 위 ‘환경피해 평가방법 및 배상액 산정기준’에서 정한 가축피해 인정기준을 지속적으로 초과하였고, 이 사건 농장과 철로 사이의 직선거리는 62.5m에 불과한데도 소음·진동 방지를 위한 방지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는데, 이러한 사정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철로를 통한 열차 운행으로 생긴 소음·진동으로 말미암아 ‘갑’에게 참을 한도를 넘는 피해가 발생하였고, ‘갑’이 이 사건 농장에서 한우를 사육하고 있던 중 이 사건 철로에서 발생한 소음·진동으로 말미암아 위 한우에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한국철도공사는 연대하여 ‘갑’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5다2332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