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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 사진촬영의 불법행위성

2016년 02월 03일 (수) 14:32:27

편집부

9319951@hanmail.net


▲ 변호사 최 진 복

‘갑’과 ‘을’이 교통사고를 당하여, 보험회사인 ‘병’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자, ‘병’회사의 직원인 ‘정’과‘무’는 ‘갑’과 ‘을’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갑’과 ‘을’의 후유장해 정도에 대한 증거자료를 수집할 목적으로 ‘갑’과 ‘을’ 몰래 ‘갑’과 ‘을’의 사진을 촬영하여 법원에 제출하였는데, 그 사진의 내용은 ‘갑’과 ‘을’이 일상생활에서 장해부위를 사용하는 모습으로서 ‘갑’과 ‘을’의 아파트 주차장, 직장의 주차장, 차량수리업소의 마당 등 일반인의 접근이 허용된 공개된 장소에서 촬영하였고, ‘정’과 ‘무’는 위 사진을 촬영하기 위하여 ‘갑’과 ‘을’ 몰래 지켜보거나 미행하고 때에 따라서는 차량으로 뒤따라가 사진을 촬영하였습니다. 이때, ‘정’과 ‘무’는 민사상의 불법행위책임이 있을까요?

결론적으로, ‘정’과 ‘무’의 행위는 초상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보호영역을 침범한 것으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합니다. (1)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 또는 그림 묘사되거나 공표되지 아니하며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지는데, 이러한 초상권은 우리 헌법 제10조 제1문에 의하여 헌법적으로도 보장되고 있는 권리입니다. (2) 또한, 헌법 제10조는 헌법 제17조와 함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보장하는데, 이에 따라 개인은 사생활 활동이 타인으로부터 침해되거나 사생활이 함부로 공개되지 아니할 소극적인 권리는 물론, 오늘날 고도로 정보화된 현대사회에서 자신에 대한 정보를 자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적극적인 권리도 가집니다. (3) 그러므로 초상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부당한 침해는 불법행위를 구성하는데, 위 침해는 그것이 공개된 장소에서 이루어졌다거나 민사소송의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유만으로는 정당화되지 아니합니다. (4) 위 사례에서, ‘정’과 ‘무’의 행위는 특정의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계속적으로 주시하고 미행하면서 사진을 촬영함으로써 ‘갑’과 ‘을’의 정보를 임의로 수집한 것이어서, 비록 그것이 공개된 장소에서 민사소송의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초상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보호영역을 침범한 것으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입니다(대법원 2006.10.13. 선고 2004다1628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