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영선 박사 (전)관세청장/삼성제약 대표

전국적으로 4월은 나무를 심는 기간입니다. 정부는 1949년도에 한식, 청명이 가까운 4월 5일을 식목일로 지정하여 국경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성공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첫째가 제2차 세계대전이후 신생 독립국가중에서 우리나라가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한 국가, 그리고 원조를 받는 빈민 국가에서 원조를 주는 선진 국가로 변신한 유일한 국가라는 점입니다. 제조업에서도 휴대폰 등 IT제품, 자동차, 조선업, 철강 등 세계적 브랜드들이 매우 많습니다.

여기에 추가하여 “산림녹화”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나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6.25 전쟁후 전 국토는 황폐한 산들로 남아 있었습니다. 조금만 비가 내려도 토사가 흘러내리는 “민둥산”입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민둥산”에 60여년의 범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 전국의 모든 민둥산을 풍부한 산림자원으로 변신시킨 성공한 국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산리자원의 중요성을 몇 가지만 생각해 봅시다.

첫째, 경제적 중요성입니다. 산림녹화 초창기 단순 사방(砂防)목적의 조림(造林)사업에서, 이후는 경제적 가치 있는 영림(營林)사업으로 정책을 변화하였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임산자원이 중요한 국가적 자원(資源)으로 산림의 경제적가치가 높아질 것입니다.

둘째, 환경적 가치입니다.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산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므로 청정한 환경 속에서 우리들이 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셋째, 숲은 도시 생활인들의 지치고 힘든 마음에 안정과 평화를 가져다줍니다.

녹색(green)의 숲길에 단지 몇 시간만 걸어도 얼마나 평안함을 얻는 지는 걸어본 사람은 모두 압니다.

요즈음 도시인들의 치유의 숲 기능이 중요해 지므로 펜션, 트랙킹, 올레길, 휴양시설 등 다양한 “관광자원”으로 산림의 중요성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주변에서 보는 산림은 길게는 60년에서 짧게는 20년 이상 지속적으로 투자한 결과물입니다.

우리처럼 농경문화의 후예들은 오랜 기간 공을 들여 키우는 것을 농사(農事)에 빗대어 말을 많이 합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말이 있습니다.

쌀 미(米)자는 88번의 손이 간다고 해서 한자 팔(八)을 두 개 합쳐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농사(農事)는 오랜 기간 공을 들이면 수확물은 거짓이 없다는 뜻입니다.

산림자원은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의 공을 들이는 진짜 농사, 영농(營農)입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동나무를 20여년 키운 후 가구를 만들어 시집가는 딸의 혼수로 준비한다는 뜻입니다.

중국에서는 은행나무를 공손수(公孫樹)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할아버지가 은행나무를 심고 30여년이 지나서 돌아가신 다음 손자가 은행을 수확해서 생활에 보탬이 되는 나무라는 뜻입니다. 은행나무에서 은행을 수확하는 데 30여년 걸린다고 합니다.

뉴질랜드는 할아버지가 손자, 손녀가 태어나면 “목재펀드”에 가입한다고 합니다.

목재펀드는 나무 회사에서 나무를 심어서 20~30년후 임산 자원으로 만든 다음, 여기서 얻은 이익을 배분하는 장기 저축형 펀드입니다.

나무농사는 동양, 서양을 불문하고 장기간 정성을 가지고 기다려야 하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제가 방문한 산림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조림지는 전남 장성군에 위치한 축령산 조림지입니다.

사업을 해서 부를 축적한 임종국 씨라는 분이 사재를 털어서 당시 민둥산 상태인 축령산에 1956년부터 수십년간 심은 편백나무, 측백나무, 삼나무 숲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산림녹화 사례입니다.

임종국 씨는 중도에 파산하였지만, 선구자인 임종국 씨 때문에 많은 장성군 지역 사람, 도시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축령산은 사람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피톤치드”라는 성분을 편백나무가 가장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 치유의 숲으로 유명합니다.

지금 축령산은 관광자원으로 유명해졌습니다.

바쁜 도시생활에서 마음의 평안과 힐링을 찾는 사람부터, 말기암 환자처럼 불치병 환자들의 휴양 장소 등 다양한 사람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되었습니다. 근처에 식당, 펜션, 민박 등 지역주민의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충남도에도 많은 성공한 조림들이 있습니다.
보령시 성주산 자락에도 편백나무 수천그루가 조림되어 있어서 등산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래의 후손들을 위해 30년, 50년후 앞을 내다보고 체계적으로 임야를 가꾸는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산림청, 지방자치단체, 임업연구원, 산주(山主) 등과 협력하여 미래형 조림을 하면 우리의 자손들에게 임산자원 외에 관광자원, 환경자원 등 다목적으로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광산업은 미래의 먹거리 산업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럴 듯한 관광객을 유혹할 관광자원이 없으면 우리 스스로 관광객이 찾아올 관광 자원을 창조하여야 합니다.

장성군 축령산, 제주도 사려니 숲의 편백나무 숲은 우리의 선배들이 수십 년 전에 심은 나무들인데, 현재는 이 숲이 관광자원으로 변화하여 후손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보령시, 서천군, 청양군 등 충남도에 많은 밋밋한 임야를 50년후, 100년후 미래의 관광자원으로 만드는 것을 상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