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령소방서 서장 손 정 호

얼마 전 부산 실내사격장 화재로 다수의 인명피해를 낳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 사건으로 국가이미지 손상은 물론 우리사회 화재안전의식 수준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를 보여준 바 있다.

정부는 더 이상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는 대형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국격에 맞지 않는 후진적 대형화재 근절로 사망률의 획기적 저감을 위해 2010년을 “화재피해저감 원년의 해”로 정하고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하였다.

화재전쟁 선포를 시작으로 전국의 모든 소방관서는 금년 말까지, 화재로 인한 사망률 10% 저감을 위해 3대(주택, 공장, 차량)다발화재 등 주요화재 저감을 통하여 원천적 화재저감과 화재피해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소방교육ㆍ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소방작전ㆍ전술의 재정립을 통한 화재피해 최소화 및 첨단 소방장비 도입으로 현장대응력 강화, 119구조·구급 서비스 선진화로 구명률을 제고하는 등 전쟁에 승리하기 위한 필승전략을 수립하여 불철주야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화재와의 전쟁은 소방당국의 노력만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화재란 사람의 의도에 반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인적 재난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자발적인 협조와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불은 우리의 생활의 편의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지만 실수나 과실로 인하여 무서운 재앙으로 변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니 만큼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불을 시민들이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 즉 화재안전의식을 확립하는 것이 이번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2009년 전국 화재발생건수는 총 47,318건으로 이중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22,765건으로 48.11%를 차지한다. 이는 총 화재건수의 절반에 이르는 수치로 국민들이 얼마나 화재안전에 무관심 하다는 걸 보여준다.

쓰레기소각, 담배꽁초, 음식물조리, 용접, 각종 화기나 위험물 취급부주의로 우리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이 한순간의 실수로 재가 돼버린 후에야 비로소 후회하고 뉘우친다. 꼭 이렇게 화마에 고통 받아야만 화재에 대한 무서움을 아는 것일까?

이제부터라도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자각하여 화재안전생활을 실천해 보자. 화기를 취급 할 때는 주위에 연소 확대 요인을 확인하여 제거하고 담배꽁초의 불씨는 완전히 제거한 후 재떨이에 버리도록 하며, 전기안전에 관한 올바른 상식을 익히고 수시로 점검하자.

또한 음식물 조리중 자리 비우지 않고 가스기기 사용 후엔 중간 밸브를 차단하자. 이렇게 우리 주위를 살피며 화재안전에 관심을 갖는 순간 자연스레 보호막이 형성되어 화재로부터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게 될 것이다.

습관이나 버릇처럼 굳어져버린 우리의 잘못된 사고와 행동의 결과는 자기 자신에게 부메랑처럼 되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평소 화재에 대한 안전의식불감증을 경계하고 화재안전수칙을 잘 지키도록 노력한다면 부주의로 인한 화재발생 및 인명피해는 반드시 줄어들 것이다.

이번 화재와의 전쟁은 국민에게 안전의식과 경각심을 고취시켜 화재로 인한 사망률을 줄이고 한층 더 강화된 선진소방으로 도약하여 질 높은 소방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 목적이 있으며, 더 나아가 화재로부터 안전한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