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 최진복

질-

‘갑’은 2014. 7. 14. 서해안 고속도로를 홍성에서 서산 방향으로 1차로를 진행하던 중, 갑자기 ‘을’이 운전하던 차량이 ‘갑’이 운전하던 차량을 매우 근접하여 끼어드는 것에 화가 나,

2차로를 따라 가속하여 1차로에서 진행하던 ‘을’ 운전의 차량을 추월하여 ‘을’ 운전의 차량 앞에 급하게 끼어든 후 곧바로 제동하여 약 6초 만에 정차하였고,

뒤따르던 ‘을’의 차량과 이어서 승용차 한 대 및 트럭 한 대는 급하게 제동하여 정차하였으나, 그 뒤에 따라오던 피해자 ‘병’이 운전하는 5톤 카고트럭은 이를 피하거나 정차하지 못하고 ‘갑’ 차량 정차 후 약 5~6초 만에 앞서 정차하여 있는 맨 뒤의 트럭을 들이받아 그 충격으로 차량들이 차례로 앞으로 밀리면서 연쇄적으로 충돌한 사고를 발생시켜, 피해자 ‘병’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나머지 차량 운전자 등 피해자들에게 상해를 입혔습니다. 당시, 1·2차로에 차량들은 시속 110~120km의 정상 속도로 꾸준히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갑’은 연쇄 충돌에 의한 ‘병’의 사망과 다른 피해자들의 상해에 대하여 어떠한 형사적인 책임을 부담할까요.

답-

결론적으로, ‘갑’은 일반교통방해치사상죄의 형사책임을 부담합니다.

(1) 형법 제188조에 규정된 교통방해에 의한 치사상죄는 결과적 가중범이므로, 위 죄가 성립하려면 교통방해 행위와 사상(사상)의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행위 시에 결과의 발생을 예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그리고 교통방해 행위가 피해자의 사상이라는 결과를 발생하게 한 유일하거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경우만이 아니라, 그 행위와 결과 사이에 피해자나 제3자의 과실 등 다른 사실이 개재된 때에도 그와 같은 사실이 통상 예견될 수 있는 것이라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3) 위 사례에서, 편도 2차로의 고속도로 1차로 한가운데에 정차한 ‘갑’은 현장의 교통상황이나 일반인의 운전 습관·행태 등에 비추어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다른 차량 운전자들이 제한속도 준수나 안전거리 확보 등의 주의의무를 완전하게 다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으므로

 ‘갑’의 정차 행위와 사상의 결과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고, 사상의 결과 발생에 대한 예견가능성도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갑’에게 일반교통방해치사상죄의 형사책임이 성립합니다.

(대법원 2014.07.24. 선고 2014도620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