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 최진복

‘갑’이 지배하는 ‘을’그룹의 계열회사인 ‘병’회사는 ‘갑’의 주도하에 ‘정’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갑’은 ‘병’의 ‘정’회사를 인수함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병’회사 명의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고, 이에 대한 담보로 금융기관에 ‘정’회사의 재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었고, ‘병’은 ‘정’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신용장을 개설할 당시 근보증을 해 주었습니다. 이때, ‘갑’에게는 회사인수하는 과정과 관련하여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할까요.

결론적으로, ‘갑’에게는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합니다.

(1) 기업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그 인수자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고 나중에 피인수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방식[이른바 LBO(Leveraged Buyout)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 피인수회사로서는 주채무가 변제되지 아니할 경우에는 담보로 제공되는 자산을 잃게 되는 위험을 부담하게 되므로 인수자만을 위한 담보제공이 무제한 허용된다고 볼 수 없고, 인수자가 피인수회사의 위와 같은 담보제공으로 인한 위험 부담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하는 등의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습니다. (2) 만일 인수자가 피인수회사에 아무런 반대급부를 제공하지 않고 임의로 피인수회사의 재산을 담보로 제공하게 하였다면, 인수자 또는 제3자에게 담보 가치에 상응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인수회사에 그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고 봄이 상당합니다.

(3) 위 사례에서, ‘갑’이 ‘병’회사를 통해 ‘정’회사를 인수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병’ 회사 명의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고 이에 대한 담보로 ‘정’ 회사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것은, 피인수회사인 ‘정’ 회사로서는 주채무가 변제되지 아니할 경우에는 담보로 제공되는 자산을 잃게 되는 위험을 부담하게 되므로 인수자인 ‘병’ 회사에게 담보 가치에 상응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인수회사인 ‘정’ 회사에 그 재산상 손해를 가한 것에 해당하고, ‘정’회사가 금융기관에서 신용장을 개설할 때 ‘병’ 회사가 근보증을 제공해 주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인수자가 피인수회사의 위와 같은 담보제공으로 인한 위험 부담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하는 등의 반대급부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갑’에게는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합니다(대법원 2012.6.14. 선고 2012도128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