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복합화력 이전 및 9.10호기 대체건설이 지역사회 최대 이슈로 급부상했음을 실감케했다.
지난 7일 오후 2시 보령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9.10호기 대체건설을 놓고 찬성·반대 양측의 입장을 들어보는 ‘시민공청회’가 보령시민을 비롯해 보령화력 입주로 피해를 주장하는 인근 태안·홍성 주민 등 1천여 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주)한국중부발전이 보령화력본부에 위치한 복합화력설비를 수도권으로 이전하고 그 부지에 9.10호기를 건설하려는 사업변경 건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마련됐으며, 보령시는 이를 토대로 조만간 해법을 내놓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공청회는 심문보 한서대교수의 사회로 찬성과 반대 양측에서 각각 3명이 패널로 나서 서로의 입장을 전하고 찬·반 패널의 상호질문을 통한 토론에 이어 방청객 질문과 의견 등으로 3시간에 걸쳐 서로의 입장을 전하는 자리가 됐다.

패널로는 찬성측에 이기준(충남개량안강망협회장). 표일호(바르게살기미산면협의회장), 김경환씨 (보령화력9.10호기 유치위원)가, 반대측에서는 김종현 (보령어민회장), 안명희 (온배수피해보상추진위원장), 최순준씨 (대천2동 32통장) 등이 패널로 나서 서로의 입장을 주장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찬성을 주장하는 패널 및 방청객들은 △일자리 창출에 위한 지역경제회생 △보령시 세수증대 △공기업으로서의 지역사회에 기여 등을 위해서라도 추가건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특히 찬성측에서도 ▲본사이전 ▲지역민 고용의무 30% 수용 ▲지역업체 참여의 공사발주 시 혜택 ▲직원들의 주소지 이전 및 지역발전기여 ▲5km반경 지원혜택 보령시전체로 확대 ▲지역일자리 창출 및 지역근로자 근로조건 개선 등을 (주)한국중부발전측에 요구하고 있으며, 이 같은 주문에 대해 중부발전측에서도 원만하게 수용하겠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하고 있어 무작정 찬성보다는 조건부 찬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지역민의 요구조건이 보령화력측으로부터 받아들여져 어느 정도 충족된다면 9.10호기 대체건설로 지역경제회생의 발판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경제논리로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측 주장은보령화력 주변 어민들로서 “보령화력에서는 환경과 어민피해에 상응하는 보상도 없이 추가건설은 있을 수 없는 것 아니냐”면서 “7·8호기 건설에 따른 협약사항도 지키지 않는 보령화력의 사탕발림 같은 말 이제는 믿을 수 없고 피해주민을 우롱하며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기보다는 약속을 지키는 노력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반대측에서도 ▲협약 시 법적구속 장치 마련 ▲온배수 피해보상 문제 해결 ▲전기세 시 전체 50%감면 ▲지역개발세 도입 등을 내세우며 환경·어민 피해 보상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논리로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찬성측, “찬·반 묻는 시민서명 받아 결정하자”
반대측, “소수라도 피해당사자 입장 더 중요시 돼야”

이날 공청회에서는 눈과 귀를 사로잡는 질·답도 오고가는 가하면 마치 짜고치는 듯한 늬앙스의 질·답으로 눈총을 사기도 했다.

찬성패널로 나선 이기준 회장은 반대패널로 나선 안명희 위원장에게 “찬·반을 묻는 시민서명을 20일까지 받아서 결정하면어떻겠냐”는 제안을 하자 안 위원장은 “민주주의시대로 다수의 의견을 따라야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소수의 의견도 중요시해야 할 때 가 있다.

바로 이 같은 사안에서는 피해주민이 소수일지라도 피해당사자인 주민과 어민 입장이 더욱 중요시되어야 한다”며 제안에 대해 대꾸 할 가치도 없음을 시사했다. 이에 시민서명을 제안한 이기준 회장은 답변이 의도한대로 되지 않은 듯 마무리발언에서도 재차 아쉬운 마음을 피력했다.

특히 반대측 패널로 나선 김종현 회장은 “지난해 신보령 1·2호기유치 실패가 일부 찬성세력들의 주장에 보령시의 비협조니 주민들의 이해부족이니 하면서 잘못 전달되고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유치실패 시 “보령화력은 직원들에게 구내식당에서 밥 먹고 외식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면서 “이것이 지역민과 상생한다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은 “수년전 광산업이 활성화되며 지역인구도 16만에 다다를 수 있었던 것은 광산 직원 모두 보령시로 합류(주소지 이전)했기 때문이다”며, “보령화력 직원과 간부들은 주소지 이전도 안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거듭 “보령화력이 보령시와 상생한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허울 좋게 시민들을 우롱하고 있는 것이다”고 말해 참석한 방청객의 귀를 사로잡기도 했다.

양측의 주장에 대해 귀 기울이며, 공청회 시간 내내 자리에 함께한 박중수 보령화력 본부장은 마무리발언에서 “ 환경피해에 대한 불만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주민생활편익증진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하면서 “다만 공기업으로 법과원칙에 따라 보상책을 마련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전하며 어민피해보상과 관련해 언급했다.

그는 또 온배수 배출과 관련 “먼 바다쪽(외항)으로의 배출은 현재 기술적으로 어렵다”며 “현재 법의 규정안에 배출하고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신기술개발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준희 시장도 마무리발언에서 “찬성측 의견은 나름대로 다 알고 있기에 반대의견에 귀 기울였다. 토론중에도 나왔듯이 결코 숫자놀음으로 결정할 일은 아니며 주민의사를 최대한 존중해 오늘 나온 의견을 토대로 의회, 보령화력측과 협의해 현시점에서 최선의 방법으로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보령시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열기속에 진행된 이날 공청회가 시민들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자리가 아닌 더욱 살기 좋은 미래의 만세보령을 위해 보령시와 보령화력이 상생의 해법을 찾는 자리가 됐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