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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겠습니다.]를 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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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령 예지회 이 정숙 |
직장인들 속에 자기 일이 즐겁고 보람되고 행복한 사람들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하루 시작의 설렘에서 열심히 일하고 퇴근하면서 내일이 기다려지는 직장인은 또한 얼마나 될까
취준생들은 좁은 개미지옥을 들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게 현실일 것이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삶이 여유롭지 않고 각박한 현실에 많은 부분을 포기할 수밖에 없어 젊은이들은 오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와 주택구입 포기)임을 자초하며 한숨짓기도 한다.
근래에는 욜로족(Yon Only Live Once)의 신조어도 등장했다. 한번뿐인 인생을 즐기며 사는 라이프스타일. 저성장이 장기화 되면서 아끼고 절약해서 부자 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욜로족들은 불투명한 미래보다는 지금 가진 것으로 삶을 풍요롭게, 해외여행도 아낌없이 투자하여 떠나고 자기계발에 집중한다고 한다.
50세의 독신인 그녀는 퇴사하면서 제일 먼저 아프로 헤어로 과감한 변신을 했는데 직장 다닐 때 느끼지 못했던 인기를 누리며 산다.
회사를 다닐 때는 회사의 보호 속에 월급을 받으며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욕망의 늪에서 안간힘을 썼다. 점점 자유로운 정신은 사라지고 인생은 공포와 불안의 지배를 받게 된다. 욕심 많고 자존심 강한 인간은 그 함정에 빠질 확률이 높을 것이다.
그녀가 입사할 때만 해도 일본경기가 좋아서 활기차게 움직였지만 이십년이 지나면서 경제거품이 꺼지면서 암울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연륜이 쌓이면서 회사가 무엇인가를 해 줄 거라는 기대감을 떨쳐내고 회사에 입사해서 성장했으니 이제는 경력자로서 회사를 돌봐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높은 지위와 많은 월급으로 욕망을 풀가동하던 생활을 하던 그녀는 노후를 상상해보게 된다.
노후에는 수입이 급감하여 사고 싶은 것도 못 살 것이고 우아하게 여행도 다니지 못할 것이다.
인생이 많이 힘들어 질것이고 점점 고립되어 심술궂은 노인이 될 것 같다. ‘돈이 없어도 행복한 라이프스타일을 확립’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칙칙하고 답답한 지방생활에서 재밌는 것을 찾게 된다.
하나는 직거래 장터의 신선함과 또 하나는 산길 걷기이다.
계절마다 날씨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자연의 놀라움에 산책을 즐기면서 투명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그녀가 회사를 그만두니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안전장치 없는 세계에 들어섰음을 깨달았다. 회사라는 굵은 동아줄을 놓아 버렸지만 주변에서 다른 줄을 던져 주기도하고 가는 줄 세 가닥만 있어도 튼튼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회사에 귀속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절약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다보니 창피함을 무릅쓰고 쓸모없는 자존심도 버리고 여러 일을 찾아본다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을 자신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녀가 싱글이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굳이 싱글이 아니어도 제2인생의 전환점에 와 있는 나에게도 미리 준비해야할 것들을 깨닫게 되었다.
제도권 안에서 회사를 다니면서 작가처럼 오랜 시간 준비하고 퇴사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일이 즐겁고 보람을 느끼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가슴 한켠에 사직서를 갖고 다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지금 라디오에서는 장미여관의 '퇴근하겠습니다.' 가 잔잔히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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