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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허용되는 경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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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사 최 진 복 |
‘갑’과 ‘을’은 1968년 초부터 동거하다가 1971. 12. 15.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로서 그 사이에 ‘병’‘정’‘무’ 등 2남 1녀의 자녀들을 두고 있습니다. ‘갑’과 ‘을’은 서울에서 혼인생활을 하던 중 ‘갑’이 외국에서 사업을 시작하였고, 1987년경 스리랑카로 이주하였습니다. ‘갑’은 1995. 3.경 여자 문제로 부부싸움을 한 후 집을 나가 연락을 끊고 스리랑카에서 알고 지낸 노르웨이 국적의 여성과 스웨덴에서 동거를 시작하였는데, ‘을’은 ‘갑’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자 1995. 6.경 ‘갑’이 스리랑카에서 운영하던 사업체들을 정리한 후 귀국하여, 사업체들을 정리한 50만 달러 가량의 자금으로 전셋집을 구하여 자녀들과 함께 위 돈으로 서울에서 생활하였고, ‘갑’은 현재까지 자녀들에 대하여 경제적인 지원 또한 상당 정도 하였습니다. ‘갑’과 ‘을’은 ‘갑’이 최초 가출한 이후 자녀들의 결혼식장에서 잠깐씩 만났을 뿐 거의 왕래를 하지 않고 현재까지 16년이 넘게 서로 떨어져 별개로 생활을 영위하여 왔는데, ‘을’은 1995. 6.경 귀국한 이후 새댁과의 연락을 끊고 살았습니다. ‘을’이 ‘갑’과의 이혼을 거부하는 경우, ‘갑’은 ‘을’과 이혼할 수 있을까요.
결론적으로, ‘갑’은 ‘을’과 이혼할 수 있습니다. (1) 혼인생활의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그 파탄을 사유로 하여 이혼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2) 다만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일방의 의사에 의한 이혼 내지 축출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는 물론, 나아가 이혼을 청구하는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나 세월의 경과에 따라 혼인파탄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되어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과 같이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한 유책성이 그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습니다. (3) 위 사례에서, ‘갑’과 ‘을’의 장기간의 별거 및 혼인 파탄에 관하여는 다른 여자와 장기간 동거한 ‘갑’에게 주된 책임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나, 위와 같이 ‘을’이 시댁과의 유대가 단절되었고, 그 동안 ‘을’이 그 유대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갑’과 ‘을’의 부부공동생활 관계의 해소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갑’의 유책성도 세월의 경과에 따라 상당 정도 약화되고, 30년 전에 한국을 떠나 계속 외국에서 생활하여 온 ‘갑’이 처한 상황 등에 비추어 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법적 평가도 달라질 수밖에 없어 보이고, ‘갑’의 ‘을’ 및 자녀들에 대한 상당한 배려가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제840조 제6호에서 정한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는 이혼원인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대법원 2015.10.29. 선고 2012므72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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